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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항공 비즈니스 Qsuite] QR859 인천-도하 탑승 후기. 하늘위의 더블베드

호따왕 2023. 2. 5.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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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9월, 에미레이츠항공 A380 비즈니스를 타고 비엔나를 왕복하면서... 승무원한테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충격적이였던 것은...

카타르항공 비즈니스를 타고 도하 라운지를 가면 더 놀랄것 이라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는 꼭 신혼여행으로 몰디브를 갈때는 카타르항공을 타봐야겠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하지만 가장 문제는 가격이였지만...

 

이후 9-10월동안 매일같이 검색하여 가격을 확인했다... 에미레이츠항공 표를 예매할 때도 썼던 스킬?을 활용했는데... Multi City 예약(인천-도하-말레-도하 1박-인천)을 통해 카타르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계속 가격 검색을 진행했다. 어느날은 검색하다가  왕복 2백만원 후반대도 나온 적 있었지만.. 돌아오는 비행기가 도하에서 말레이시아항공으로 콸라룸푸르를 경유하는 여정이라 표를 사는걸 망설였다. 물론 말레이시아항공 비즈니스도 타볼 수 있는 스케줄이라 나쁘진 않았을 것 같지만..

 

매일같이 해당 스케줄을 검색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표가 나왔다. 약 인당 320만원 정도 였는데... 이정도면 큐스윗 왕복으로 다닐만 하겠다 라는 생각이 급 들었다.. 그래서 일단 Flex...

 

일단 표를 구매할 때 부터 너무 설레였다. 물론 낮은 클래스의 좌석이라(비즈니스 기준 인천 왕복은 가격은 최소 400대라고 보면 된다) 사전 지정은 추가요금을 지불해야 했다. 설마 커플인데 자리 안붙여주겠어 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사전 지정을 미루고 미뤘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카타르항공으로부터 이메일이 왔는데... 해당 날짜에 큐스윗 비행기가 아닌 구 777-300 기재(대한항공 옛날 프레스티지석과 같은 앵글플랫 좌석)를 타게 될 것이고, 좌석을 제외하고는 서비스(식사, 어메니티, 매트리스 제공 등)은 동일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라는 식의 내용이였다. 날짜 변경도 무료로 해준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미 신혼여행 리조트 날짜가 정해진 마당에 그런 내용은 소용이 없었다.

 

결혼식이 임박할수록.. 카타르항공 앱에 들어가서 자리 변경 버튼을 계속 클릭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커플이 같이 앉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 때문도 있었지만.. 혹시나 기재가 다시 큐스윗으로 바뀌지 않을까 하는 작은 희망때문에 계속 앱을 켤 수 밖에 없었다...

 

결혼식 당일, 고단한(피곤하지만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나서 집에서 카타르항공 앱을 다시 켰다. 비행 출발 48시간 전이라 체크인이 가능했기 때문에.. 커플끼리 같이 앉기 위해서 앱을 켰는데... 

 

기재가 큐스윗으로 다시 바뀌었던 것이다. 결국 출발 임박해서 큐스윗이 장착된 기재가 인천을 왕복하기로 했나보다. 너무나 행복했다.

 

 

 

화요일 새벽 0시 25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월요일 오후 9시에 공항으로 출발했다. 카타르항공의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에미레이츠나 에티하드항공처럼 쇼퍼(드라이버)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큐스윗을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행복이라서 그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홀수는 역방향 좌석이지만 창가쪽 자리의 경우 창문에 더 가깝고, 중간 좌석은 좌석이 2개가 붙어 있어서 더블베드?를 만들 수 있다.

 

체크인을 하고 아시아나항공 라운지 바우처를 받았는데.. 문제는 라운지가 11시에 문을 닫는 것이였다. 그리고 샤워도 10시30분이 마지막 타임이였는데.. 10시 25분에 라운지에 도착하고 나니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했다. 코로나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해외는 이미 끝난 시점)에서 이런 운영시간은 아쉬웠다. 그리고 아시아나던 대한항공이던 라운지는 많은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특히 요즘 잘나가는 항공사들이 어떻게 라운지를 운영하는지 더더욱 깊게 파본다면...) 음식, 주류 부터 이미 기대를 안하고 간 곳이라 물만 마시고 나왔다.

 

카타르항공은 전체적으로 보딩을 일찍 시작하는 경향이 있던데.. 아무래도 이코노미가 만석이여서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짜피 비행기에서 샴페인을 마실 생각을 하니 빨리 탑승하고 싶었다.

 

하늘위에 더블베드 Qsuite

 

 

일단 어메니티부터 확인했다. 로션, 립밤, 페이스크림, 향수, 귀마개, 양말, 안대가 있었다. 그리고 슬리퍼와 잠옷을 따로 나눠줘서 바로 화장실가서 갈아입었다.

 

 

 

음식은 카타르항공이 자랑하는 알라카르트 서비스(원하는음식을 원하는 시간대 먹을 수 있는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새벽 비행기라서 피곤했지만 또 음식을 안먹어볼 수 는 없지 않을까... 뭔가 Frequent Flyer들은 음식에 관심없고 일단 취침하는 분위기였다. 팁을 이야기하자면 탑승 후 이륙 전에 최대한 일찍 메뉴와 먹고싶은 시간대를 이야기하는게 좋다. 재고가 소진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메뉴 순서대로 시킬 필요도없다(라운지에서나 여기에서나 그냥 먹고싶으면 계속 시켜도 무방하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이 없을 뿐)

 

짝꿍은 치즈 플래터, 나는 리가토니 파스타를 시켰다. 둘다 만족

 

도착 세시간 전에 Assiette of Cold Cuts(차가운 소세지, 연어 등 전채요리)/오믈렛과 요거트/컨티넨탈브렉퍼스트(짝꿍)를 시켰다. 둘다 만족인데 컨티넨탈 브렉퍼스트가 뭔가 양이 적어보였다.

와인 리스트 역시 방대했는데.. Discovery(레드/화이트 중 카타르항공에 새로 추가된 와인인 것으로 추정)와인들이 다 괜찮았고.. 승무원들도 그런 와인을 추천해주셨다. 

샴페인은 둘다 맛났다. 이렇게 마시고 라운지에서도 신나게 마셨다.
오스트리아산 디저트와인도 괜찮았다

디아이싱 관계로 이륙이 좀 늦어져서.. 이륙 후 피곤이 몰려 왔지만.. 와인과 땅콩(Toasted Nuts)가 너무 맛나서 안먹을 수가 없었다. 중동 항공사들 견과류가 대체로 짭잘하고 맛있어서 안주로 딱 어울린다. 그리고 카타르항공 시그니처 음료인 라임앤민트 쥬스도 너무 맛있어서 탈때마다 먹었다.

 

 

짝꿍이 먹은 치즈 플래터와 와인. 빵도 맛있었고.. 내가 시킨 리가토니도 맛있었다.

루꼴라에 치즈까지 뿌려주니.. 파스타는 이런 간단한 터치가 중요하다.

이제 잠에 들시간. 더블베드에다가 베개를 두개나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침대는 편한데 잠은 잘 안왔다. 몸이 덜 피곤했던것일까.. 자세가 불편했던 것인가.. 마음이 설레서 그랬나..

 

 

저 담요가 무지 따뜻했다.
더블베드라 좋긴한데.. 혼자 누울 수 있는게 더 편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더블베드를 혼자쓰면 가장 좋겠지만..

사이즈를 좀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여러각도에서 사진을 찍어봤다. 앞에 스크린이 있는 부분 역시 옆으로 젖힐 수 있는데. 그러면 4명까지 마주보고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가족이라도 비행기에서 마주보고 장거리 비행을 하고싶어하련지.. 물론 아이들이 반대쪽 앉아있으면 지켜보기 편할 것 같다.

 

 

3-4시간의 잠을 자고 카타르항공 온라인 회원에게 주어지는 1시간 무료 와이파이를 써봤다. 속도 측정을 한번 해봤는데 어느정도 속도인지는 모르겠다. 1시간동안 메세지도 좀 하고, 출발이 늦어지다 보니 아무래도 예상도착시간을 플라잇어웨어에서 계속 확인했다. 도착은 정해진 시간보다 30분정도 지연된 것으로 보였는데, 다음 비행기까지 2시간 30분 동안 라운지 체험(샤워, 식사 등등)도 해야하니까 괜시리 마음이 급해졌다(결과적으로 시간은 넉넉했다).

 

 

Assiette of Cold Cuts. 한글로는 편육 요리라고 되어있는데, 치즈, 닭가슴살, 연어 등을 차갑게 제공하는 요리다. 아침으로도 훌륭하지만 안주로도 훌륭했다.
오믈렛.. 비행기에서 이런 오믈렛이 어떻게 가능한지.. 그냥 감탄사만 나왔다. 이건 브런치 식당에서 먹는 오믈렛이야..

그리고 또 하나 추천하고 싶은건 올리브유였다. 이건 추가로 주문하는 사람들에게만 나오는데, 아무래도 메뉴를 열심히 읽어보지 않으면 아예 시키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꼭 탑승하면 저 네가지 종류(사진 왼쪽 상단)의 미니어처 올리브 오일을 꼭 시켜서 먹어보길 바란다. 저거랑 소금만 있어도 빵들을 무지막지하게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짝꿍이 시킨 콘티넨탈 브렉퍼스트와 내가 시킨 콜드컷

식사 후 남은 시간 동안 잠을 조금 더 보충하고, 여행가서 할 일들 정리하고 여러가지 떠오르는 생각들도 정리하다 보니 어느샌가 도착했다. 착륙 직전에 옷을 다시 갈아입고, 잠옷은 기념으로 챙겼다.

 

 

마침 뒷열(10열) 두자리가 비어있어서 착륙 직전에 활짝 열어줬다. 이렇게 네명이 마주보면서 여행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표값은 물론.. $$$$)

 

드디어 타본 큐스윗 기재.. 언제 또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간단하게 평가해보면 이렇다.

 

 

Lounge: 도하공항 라운지면 몰라도.. 인천 아시아나 라운지는 별로 중 별로다. 샤워가 꼭 필요하거나 비데를 사용해야한다(출발층에도 비데있는 화장실 있긴하다, 언젠가 인천공항 비데 화장실지도를 만들어보고싶은 마음이다)면 모를까.. 그냥 물병만 몇개(혹은 기내에서 먹을 컵라면) 들고 나와야겠다 싶으면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물론 라운지 안에 음식은 반출금지가 원칙이다..

Seat: 더블베드 자리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는지.. 아니면 집 나와서 첫날이라 잠을 설쳤는지 몰라도 그렇게 엄청나게 편하다느낌은 아니였다. 물론 기대만큼이 아니였다는거지 불편하다 그런건 절대아니다. 그리고 역방향 좌석이라 사람들이 꺼릴 수 있는데 역방향이라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운행중에는 순방향인지 역방향인지 느낌도 없었고, 이륙 착륙때도 크게 다르다는 느낌은 없었다. 혼자 여행한다면 창가 자리(역방향)가 더 좋을 것 같다. 

In Flight Entertainment: 영화 종류가 생각보다 적었다. 이건 해외 리뷰에서도 최근 나온 이야기인데, 코로나 시기에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갯수를 줄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예전에는 Orxy One(기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한 칭찬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요즘은 아닌 것 같다. 한글 자막이나 더빙을 제공하는 컨텐츠는 더더욱 적었다. 나는 문제 없었지만 다른사람들은 좀 지루했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777에 아쉬웠던 점은 테일캠이 없었다는 점이다. 창가 자리에 앉지 않아서 답답한 마당에 카메라뷰라도 나오면 좋을 것 같은데.. 물론 A350 큐스윗은 카메라가 다 있겠지..

대신 게임 종류는 엄청나게 많았는데.. 그나마 그거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앵그리버드 한 30분정도 했는데 간만에 하다보니 신선했다.

Food & Drink: 알라카르트 서비스 자체는 승무원들에게 얼마나 힘든 일일지 상상이 안가지만... 그렇게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중에도 음식/와인 맛이 좋고 서빙도 빠르다. 음식의 경우는 다 만족했지만, 특히 귀여운 미니어처 올리브유가 특히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1가지만 가져다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4가지 종류를 모두 가져다 준 승무원의 센스에 감탄했다. 와인도 와인인데 아침에 일어나서 마신 아메리카노 역시 인상깊었다. 물론 라운지에서 더 많은 음식과 음료로 배를 채웠긴 하지만.. 


Service: 에미레이츠항공과 비슷하게.. 코로나 이전 시절만큼 인력을 보충하지 않아서 그런지 엄청나게 바빠보였다. 외국 승무원들과 대화하는게 재미있었다. 승무원들이 다들 친절하게 자기 소개부터 간단하게 하고..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간단한 단어들도 사용(음식 이름이라던지.. 아아 가져다드리겠습니다 라던지..)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본인은 아무래도 오랜만에 영어 프리토킹?을 해서 그런지... 그들과 대화하는게 재미있었다. 근데 승무원들이 바쁘고... 에미레이츠 A380처럼 기내 바 같은 장소가 없다보니... 도하에 가볼만한 곳을 물어본다거나.. 서빙 이외에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다. 물론 검색으로도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지만 그냥 로컬?한테 이야기를 듣고 싶었는데.. 정말 바쁘게 서빙하는 와중에 붙잡고 물어보기도 좀...

 

그리고 큐스윗 타면서 놀랐던 점은 생각보다 기내 방송이 적었다는 점이다. 야간 비행임을 감안해서 손님들이 조금 더 휴식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인지 몰라도.. 착륙같은 경우도 기내 방송이 한번만 나오고 바로 착륙했다. 그 말은 즉.. 평소같으면 착륙 40분전부터 막 방송 계속 나오고 승무원들이 왔다갔다 하면서 기내를 체크하고 그런 느낌 없이 어느순간 "어 착륙이네" 하는 생각이 드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날만 방송이 더 적었던 다른 이유가 있었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느끼기에는 승객을 배려한 서비스라는 생각이 들고.. 이코노미석에서는 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뇌피셜)도 든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기장이 영어로 방송해주는 내용의 일부를 승무원들이 통역해서 알려주지 않았던 점이다. 지연 사유였던 디아이싱에 대한 이야기를 한글로 방송할 때는 생략한다던가... 돌아오는 편에서는 승객 중 1명이 탑승 전에 몸상태가 안좋아서 탑승완료가 늦어졌는데 그런 내용도 영어로만 이야기해준다던지.. 물론 알아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일부 한국인 승객들은 영문도 모르고 기다릴 수도 있는 문제라.. 약간 씁슬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 또 타볼 수 있을지 몰라도 큐스윗.. 나중에는 꼭 동아시아 출발편말고 미국/유럽 출발편으로 타보고 싶다. 동아시아출발편은 다 새벽이다 보니까 비행의 포커스가 취침에 맞춰져 있고, 메뉴의 퀄리티 역시 미국/유럽 출도착편(ex. 랍스터)이 더 뛰어난 것으로 알고있다. 언젠가는 도하경유 유럽, 미국 노선을 한번 타보고 싶다.

 

감동적인 알 무르잔 라운지

 

도하공항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고, 패스트트랙으로 환승수속을 받아서 알무르잔 라운지까지 10분도 안걸렸다. 라운지에 대한 내용은 다음 포스팅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