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따왕의 방랑수기

딸을위해 일본시골가서 선물준비한 예비아빠(일본 운전팁 포함) 본문

Wander

딸을위해 일본시골가서 선물준비한 예비아빠(일본 운전팁 포함)

호따왕 2023. 9. 16. 20:57
반응형

 

 

오늘은 곧 태어날 딸이 원하지도 않을 만한 선물을 미리 준비한 후기를 올려볼까 한다.

중간에 도쿄 렌트카, 대형마트 털기에 대한 이야기와 팁도 포함되어 있으니 꼭 정독해주시길 ㅎㅎ

 


이자카야신칸센이라는 드라마를 보고있던 어느 날...

 
이자카야 신칸센 7화 내용(도라마코리아 블로그 펌)

7화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아버지가 딸이 성인이 되는 그날을 위해서 도치기현 나스카라스야마시 라는 곳에 위치한 동굴 양조장에 사케를 보관하는 내용. 물론 제목에 맞게.. 돌아오는 길에 신칸센에서 열심히 음주를 즐기면서 스토리가 마무리됨. 20년 보관에 3만3천엔.. 시간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 볼 수 있다.

 

당시에 그 내용을 봤을 시절(결혼을 준비하던 시절)에는 이런 내용의 스토리가 와닿기보다는.. 아 저런데 갈 수 있으면 20년정도 맡길만 하겠네.. 언제 도쿄지역 가면 결혼 20주년 술이나 맡기러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구글맵을 돌려보니 거리가 너무 멀어보였다.

 
 

도쿄에서 차로 2시간 30분...대중교통으로는 3시간 30분 정도 소요...

워낙에 거리가 먼 곳이라 당일치기로는 절대 불가능한 거리(물론 무리하면 다녀올 수 있지만)였기 때문에.. 저기는 언제 가볼 수는 있으려나.. 하면서 그냥 알고만 넘어가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포기하자고 속으로 다독이는 와중에도.. 아 이건 두세명 모아서 렌트해서 다녀올 수 있으면 갈만하겠다라는 잔머리?를 계속 굴리게 되었다.

 

그렇게 1년이 흐르고.. 결혼 후 금방 임신이라는 경사(고생길)이 겹쳐서.. 예전에 봤었던 그 드라마가 자꾸 머리속에 맴돌았다.

그래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쌍둥이 아버지와 날짜를 조율해보기로 했다. 팁: 꼭 동행을 구해서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열심히 플래닝하여 결국 날짜를 잡고.. 힘든 결재?과정을 통과하여.. 저 동굴 양조장에 방문하게 되었다.

 

 

저기를 가기로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은 아무래도 확인?을 받는 부분이었다.

무슨 이야기인가 하면... 저 양조장에서 제공하는 숙성 사케 서비스(Owner's Bottle)가 원래는 일본 내부에 주소가 있는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외에서 방문하는 입장에서는 막상 갔는데 퇴짜를 맞을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허탕?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 파파고와 주변 일본어 마스터들을 이용?하여 이메일 및 전화를 돌려야 했다.. 그리고 매뉴얼에 입각하여 예외를 허용하지 않는 일본 직원들을 상대로 어느정도 확답을 받기 위하여 부단한 노력을 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확인받은 내용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1. 일본에 주소가 없지만 미리 연락준데로 숙성시킬 술을 준비해놓겠다.

2. 저희가 방문하는 날에는 원래 동굴 투어가 없지만.. 예외적으로 직원을 대기시켜 놓을테니 당일 동굴로 오세요.

3.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요.

4. 쌀 원산지는 도치기, 효고 현 등등 혼합입니다.

 

이런 구체적인 답변들을 얻기 위해 도움을 주신 모 아저씨분께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이렇게 열심히 준비를 하고 결국 출발하는 날이 왔다.

 

 

 

이번일정은 1박2일이였지만 1일차에는 일본에서 다른 필요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2일차 아침 일찍 양조장으로 출발했다.

 

저녁에 한국에 돌아오는 비행기가 하네다공항 출발이였기 때문에 아침에 하네다공항 근처 도요타렌트카에서 1일 렌트카를 받았다.

 

가격은 하루 8천엔정도였는데... 나중에 통행료까지 집계하니 총 2만엔 정도 나왔다.... 역시 일본 통행료.. 해당 지역이 고속도로패스랑 관련이 없는 지역이라 더 나온 것도 있고..

 

오전에 출발해서 2시간 30분정도 소요니까 넉넉하게 9시에 출발했다. 더 일찍 출발하고싶어도 렌트카 업체가 8시 오픈.

운전관련 내용은 영상으로: 

 

 

평일아침 도쿄 운전.. 생각보다 어려울 줄 알았는데 할만했다.

이번이 일본에서 3번째 렌트(돗토리현, 후쿠오카현 다음으로)인 점을 감안해서 그럴 수 있지만.. 좌우가 다른거 이외에 길이 어렵다던가 차들이 험하다던가 그런걸 느끼지 못했다. 심지어 비보호 우회전도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물론 필자는는 강남에서도 택시기사님(위험하게 운전하는 그런쪽 말구요)들처럼 운전을 하는 사람이라 그럴 수 있지만.. 여러분들도 우리나라의 빡센 환경에서 운전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일본가서 어렵지 않게 운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다녔으면 한다.

 

하지만 두가지정도 주의할 점을 적어보자면

 

1. 정지(토마레)사인

2. 기차길 근처에서는 꼬리물기 금지(안그럼 차나 사람 아작남)

 

이정도... 다른건 못지키더라도 두가지는 꼭 지키길..

 

아침에 식사를 못하고 나와가지고.. 휴게소 우동도 하나 조져줬다. 전형적인 일본 맛

 

이러쿵 저러쿵 하다보니 양조장에 도착했다. 위치: https://maps.app.goo.gl/817x9yRQnXT8RD9o8

 

여기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자면.. 원래는 2차대전 당시 군수공장 용도로 만든 땅굴인데.. 얼마안가서 패전하고 한동안 빈땅으로 굴리다가.. 양조장에서 여기를 숙성고로 활용하기 위해 매입하고.. 그 이후부터 숙성고로 잘 활용하고 있는... 그런 복잡한 사연을 가진 곳이다.

 

처음에 여기 들어갔는데 직원분이 미리 arrange해놓은 부분을 전달받지 못한 것 같았다.. 그래서 다급하게나마 한국에 아는 일본어 native지인에게 급 전화를 걸어서 내용을 상세하게 전달했다. 다름아닌 동굴 숙성고랑 양조장이랑 위치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근처(차로 5분거리) 양조장에서 바로 직원이 급하게 와서 사전에 arrange했던 동굴 투어랑 오너스 보틀 신청을 도와줬다.

습하고 추운 온도.. 숙성에 아주적합하다..

 

동굴 내부의 온도는 이날 날씨(38도)와 전혀 무관하게 10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역시 이런 환경덕분에 숙성이 가능할 것 같았다. 구역구역 상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드라마에서 봤던 장소를 이렇게 와서 직접 확인하니까 감동?이 밀려왔다.

 

여기서 5년부터 20년까지 보관 가격은 오른쪽사진 참고

오나스 보틀을 숙성하는 공간을 따로 확인해봤는데.. 다들 레이블에 열심히 편지도 쓰고.. 심지어 사진까지 같이 보관을 요청하신 고객들도 있었다.

편지까지는 당연히 생각을 했었는데.. 사진까지 이렇게 끼워놓을 수 있었는지는 몰랐던 터라.. 아쉽긴 하지만 이 리뷰를 읽고 저기를 방문하겠다 하는 사람들은 꼭 사진을 챙기시길 바란다...

이거 받자고 몇시간 고생을...ㅋㅋㅋㅋ

짧은 투어를 마무리하고 이제 오나스 보틀 신청서를 작성하러 양조장으로 향했다.

양조장 주소는 여기: https://maps.app.goo.gl/sMPwWxcwuDFPsj4H9

 

 

빠르게 작성을 마무리하면 이렇게 카드와 확인서 같은 종이를 줬다.

 

마침 온김에 숙성사케 (5년, 10년, 20년) 테이스팅도 해보는데 색은 기간이 지날수록 더 노랗게 변하고... 맛이 깊고... 알콜향은 덜한 느낌인데 단맛의 깊이가 깊다고 해야하나.. 딱 마시면 와 이거뭐지 싶은.. 그런느낌이다. 사실 너무 잘넘어가서 이거 무섭네(고레 야바이) 라는 말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그런 맛이었다. 이걸 20년 뒤에 나눠마셔야한다니 약간 아쉽기도 했다.ㅎㅎㅎ 두세병 더 할껄그랫나 ㅎㅎ

 

숙성주가 아닌 일반 준마이긴죠 한병도 같이 구매했다. 숙성주 아닌 쪽에서는 이게 제일 잘나간다고 했다.

 

빠르게 쇼핑과 신청서 작성을 마무리하고 이제 하네다로 향했다. 저녁 7시 50분 출발 비행기까지 이제 5시간 가량 남았기 때문이다.

금요일 오후이기도 하니 정체가 두려워서 빨리 발걸음을 옮겼다.

 

 

 

 

 

고속도로 타러 가는 와중에 대형 마트가 보여서 바로 들어갔다. 점심도 안먹은 마당에..

대충 구경하고, 평소 사는 녀석들(라멘, 드레싱, 간장, 과자 등등) 구매하고 차에서 먹을 스시, 후또마키, 토리카와꼬치를 좀 샀다.

 

도쿄 근처에 들어서니 차가 조금 막히긴 했다. 그래도 한국에서 평소 느끼던 그런 정체는 아니였다.

아무래도 수도 고속도로가 주요 요지를 관통하다보니 본의 아니게 도쿄 시내 구경?도 일부 가능했다.

 

운전관련 내용은 영상 참고:

 

특히 기억에 남는 곳은 이다바시(카구라자카 쪽), 스이도바시(고라쿠엔 쪽) 황궁쪽 보이는거랑 히가시긴자쪽(맨날 걸어다닐때 여기 밑에 뭐가 이렇게 깊어 이러면서 내려보던곳)을 직접 운전한다는게 갑자기 엄청 신기했다.

오늘 밤 김포 내려서는 반대쪽 운전해야겠구나 생각하니 그거도 나름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렇게 비행기 출발을 3시간 정도 앞두고 렌트카 반납층에 도착했다.

렌트카 반납 후에는 렌트카 지점에서 제공하는 무료셔틀로 하네다공항으로 이동했다.

 

역시 계란샌드위치가 꽉꽉차있다.

하네다공항 도착해서는 평소 루틴데로 3층 출발층 세븐일레븐부터 털어줬다.

팁: 5시 30분 쯤 음식(샌드위치, 소바/우동, 일반도시락, 오니기리 등등)이 들어온다. 이시간대에 가장 신선?한 샌드위치랑 도시락을 먹을 수 잇고, 유통기한도 길어서 보관도 편리할 것 같다.

이시간대 여기 편의점 털어주면 될 것 같다. 

필자는 기내식같은거 원래 안먹고 여기서 야채스틱, 자루소바/자루우동, 히야시츄카 같은거 비행기 들고가서 먹고 한국에 내린다. 하지만 김포하네다 노선은 기내식이 괜찮은편이라 여기서는 따로 뭘 구매하지 않았다.

 

 

참고로 우동/소바도 액체(폰즈 등)가 100ml이하라서 출국장 반입이 가능하다.

가끔 반숙달걀을 액체로 볼지 고체로 볼지에 대해서 보안검색 직원들이 당황하면서 고민하는 경우도 있으나, 매번 결국에 통과시켜줬다.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김포로 돌아왔다. 김포공항 주차타워는 공항건물에서 너무나 가까워서 초스피드 입국 및 가정 복귀가 가능했다.


이렇게 미친 여정을 마무리하고 집에 와서 와이프에게 저의 결과물(카드와 확인서)를 보여줬는데, 그때 봤던 표정이 감동의 표정인지 한심함의 표정인지에 대해서는 각자 개인의 해석에 맞기고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