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따왕의 방랑수기

(코로나 이전) 인천 키타큐슈 진에어 당일치기 후기(feat. 족욕탕있는공항) 본문

Wander

(코로나 이전) 인천 키타큐슈 진에어 당일치기 후기(feat. 족욕탕있는공항)

호따왕 2023. 5. 2. 21:31
반응형

 
다가오는 5/8부터 진에어에서는 인천-키타큐슈 편이 복항(코로나 이전에도 매일 다니던 노선)할 예정인데, 이런 트렌드?에 맞춰서 오늘은 지난 2019년 8월에 다녀온 키타큐슈 당일치기(당시에는 하루 왕복 2편 운항)을 했던 경험을 한번 기록해보려고한다.
 
그당시나 지금이나 아마 키타큐슈공항이나 근처 고쿠라역 교통환경(1일 버스패스 사용법, 공항버스 스케줄 포함)이 비슷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글 내용을 읽어나가면서 얻을 만한 정보가 많을 것 같다. 특히, 7월부터인가는 하루 2편 왕복할 예정이기 때문에, 본인처럼 당일치기를 다녀올 사람(별로 없겠지만)은 참고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의 대다수 저가항공들이 운영하던 일본 소도시 노선들이 망하가기 시작하던 지난 2019년 말, 진에어 키타큐슈 비행기표 가격이 주말에도 너무나 저렴(왕복 약 9-15만원)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2데일리로 다니던 시절에는 정말 이렇게 항공사를 운영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좌석 수도 비어있었고.. 가격도 저렴했다. 
 
당일치기로 주로 선택하는 노선은 후쿠오카 노선이 거의 유일한데, 비슷한 가격으로 후쿠오카를 갈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키타큐슈를 선택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일본입국/출국 수속 시간: 활주로 1개, 게이트 5개(국제선 1개) 밖에 없는 키타큐슈공항은 착륙 이후 택싱 시간이 약 5분정도도 안걸리고(게이트 닫힌 후 이륙까지도 5분 이내 가능) 동시간대 다른 국제선 비행기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좌석을 앞쪽에 선택한다면 입국심사와 세관검사를 5분안에 마무리하고 공항 밖 편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작은 공항이다. 또한 공항 자체가 작아서 동선이 지방 고속버스터미널?정도로 짧기 때문에 사실상 비행기 내려서 고쿠라역행 버스에 탑승하는 과정이 매우 편리하다. 또한,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편을 탈때도 동선이 최소화되어서 편하게 앉아있다가 올 수 있는 스케줄이다. 당일치기 여행을 위해서 소요시간과 동선은 가장 중요한 요소(꼭 당일치기가 아니더라도 중요하지만 당일치기는 특히 시간이 생명이니)인데, 이 두가지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키타큐슈공항이다. 
 
2. 고쿠라역 주변의 밀집도: 키타큐슈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고쿠라역은 신칸센, 페리 등 교통의 요지이면서도 혼슈(시모노세키)와 가깝기도 해서 시간만 잘 맞추면 당일치기여행으로 혼슈, 큐슈 두 섬의 땅을 밟아볼 수 있는 장소다. 시내 자체도 맛집, 백화점, 시장 등 일본 여행에서 필수적으로 방문해야하는 장소들이 모두 반경 1키로 안에 몰려있기 때문에, 하루종일 여기서 시간만 보내다가 한국에 돌아가도 큰 불만이 없는 수준이다.
 
3. 저렴한 교통비: 키타큐슈 역시 일본의 다른 지역과 같이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교통패스를 판매하고 있는데, 당시 1일 버스권이 700엔이였다. 키타큐슈에서 공항까지 가는 버스 편도 가격(현재 710엔)을 감안할 때, 저 패스만 있으면 키타큐슈안에서도 최대한 덜 걸으면서 여행할 수 있었다. 특히, 내 당일치기 스케줄에서 필수적인 목욕탕(큰 목욕탕) 방문을 위해서는 시내버스 탑승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마이리얼트립에서 버스패스를 미리 구매해서 갔다. 현재는 이 버스패스가 없지만, 곧 다시 생길것으로 보인다. 근데 또 웃긴건 국제선 승객한테는 공항버스 편도 요금을 받지 않았다는 것.. 
 

사전에 구매했던 버스패스 

 
이제 부터 시간순으로 일정을 나열해보려고 한다.
 
(0445) 기상: 오전 7시 15분경에 인천을 출발하는 진에어(LJ261)을 탑승하기 위해서는 6시까지 공항에 입성하면 충분하다. 집(여의도)이 공항에서 약 45분 거리에 있음을 감안하여, 이 때 일어나서 5시 10분까지 근처 공항버스 탑승 장소로 이동하였다. 매번 출발전날에는 잠을 깊게 못자는 것 같지만... 나에게는 안대가 있기 때문에 괜찮다. 
 
(0510) 공항버스 탑승: 공항버스에 탑승했다. 모바일 체크인은 이미 전날에 완료하고 표까지 받았기 때문에 여기서 내가 할 일은 잠자는 것 밖에 없다.
 
(0600) 공항 도착: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출국장으로 이동한다. 아무리 줄이 길고 오래걸려도 40-50분이 넘게 걸리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0625) 출국장 입장: 인천공항 출국장 도착해서는 항상 하는일이 두개 있다. 1. 화장실 가기, 2. 물 사기... 면세점이나 카페 다 필요없다. 가끔 컨디션 안좋으면 파리바게트가서 생과일쥬스 정도는 마신다. 인천공항 한가지 마음에 드는 점은 저렴한 물값(천원)이다. 물을 미리 사서 들어가면 짧은 1시간 10분 비행기 안에서 따로 물을 주문할 필요도 없다... 특히 이착륙때...    
 
(0700) 비행기 탑승: 팁을 구지 주자면, 저가항공은 위탁수화물이 유료인 경우가 많아서 탑승시에 오버헤드빈이 부족한 경우가 있다. 최악의 경우, 가방을 내 자리보다 뒤에 보관하게되면 내릴때 많이 불편해지니.. 가능하면 일찍 탑승하도록 하자
 
(0715) 비행기 출발
 
(0825) 비행기 착륙: 비행기 착륙 후 택싱이 거의 2-3분안에 가능하다. 그리고 국제선 게이트 바로 앞에 입국심사대가 있기 때문에 빠른 입국이 가능하다.
 
(0835) 도착층 패밀리마트 입성: 10분만에 입국심사, 세관신고를 마무리하고 바로 도착층 패밀리마트에 들어가서 샌드위치, 음료수를 샀다.
 
(0850) 버스 탑승 후 출발: 버스 자리가 엄청 편한 건 아니였지만(일반 고속버스 수준), usb충전도 가능하고 옆자리도 비어있어서 먹고 마시며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고쿠라역까지 무정차 버스는 35분정도 걸린다. 

공항버스 내 usb충전 플러그.
패밀리마트에서 산 샌드위치, 헤파리제(숙취해소 음료), 츄하이, 물
국제선 해외 승객에게만 지급되는 버스 편도 무료 탑승권

(0930) 고쿠라역 도착: 도어투 도어(집에서 고쿠라역까지) 약 5시간이 걸려서 고쿠라역에 도착하였다. 당일치기 여행 스케줄 짤때 항상 원칙은 선투어 후쇼핑이다. 오전에 먼저 구경할 곳을 다 돌아보고, 목욕탕에서 잠시 쉰 다음, 남은 일정은 쇼핑으로 마무리한다. 이런 효율적인 스케줄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목적지(또는 공항 출발하는 기차, 버스를 탑승하는 장소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가방을 코인로커에 맡기는 것이 현명하다
 
이날은 고쿠라역에서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유적지 고쿠라성을 구경하기로 했다. 도보 15분인데, 날씨가 선선해서 기분좋게 이동할 수 있었다.
 
(0950) 고쿠라성 도착: 고쿠라성은 1959년에 재건된 성이긴 하지만, 역사적(특히 메이지유신 전후 근대화 과정)으로도 중요했던 장소이기도 하고.. 주변에 높은 건물이 많지 않아서 전망 구경을 하기에도 좋은 장소다. 빠르게 구경한 후에 탄가 시장(도보 10분)으로 이동했다.

천수각에서 바라본 고쿠라 시내

 
(1030) 탄가시장 도착: 백종원이 방문했던 대학당(시장에서 파는 반찬들을 사와서 먹을 수 있는 식당)덕분에 한국에서 아주 유명해진 탄가시장. 과일, 야채 등등 싱싱해보이고 구경할만하다. 젓갈, 절임반찬 종류도 많아서 구경할 맛이 난다. 1시간동안 커피 한잔 하면서 구경하고, 빵이나 모찌정도 사먹었는데 어디서 샀는지 기억은 안난다.
 

탄가시장 주변 경관인데.. 그냥 동네가 물위에 떠있는 느낌이라 사진을 찍었다

(1120) 쿄우스시 고쿠라점 도착: 탄가시장에서 쭉 고쿠라역 방향으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회전초밥집. 타베로그 평점이 나쁘지않아서 방문했는데, 가성비가 뛰어난 식당이였다. 엄청 고급진 퀄리티의 스시는 아니였지만,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꼭 방문할만한 가치가 있다. 위치는 아래에. (옆테이블 부산분들 목소리가 좀 컸다... 커플 두쌍인데 왤케 아침부터 시끄러운지...) 
 

 
 

초밥 5점에 사케 도쿠리 마셨는데 2000엔대 가격이 나왔다. 우니도 시켰다 참고로

 
(1150) 텐진호루몬 고쿠라역점으로 이동: 초밥을 몇점 먹지 않았던 이유는 바로 2차를 가기 위해서였다. 후쿠오카 맛집투어의 필수 코스 중 하나인 텐진호루몬은 고쿠라역 Amu Plaza(역 위에 있는 백화점) 식당가에도 점포가 있는데.. 같은 메뉴를 파는데도 불구하고 후쿠오카에 있는 점포들 처럼 대기가 있지 않아서 만족스러웠다. 가자마자 믹스(스테이크, 곱창) 정식과 생맥주를 시켰다. 
 

생맥부터!!
믹스정식. 가격은 1900엔정도로 기억. 생맥주까지 2500엔정도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1230) 히아가리 노유(日明の湯)로 이동: 이제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으니 목욕을 하면서 땀을 흘릴 시간이다. 고쿠라역에서 약 25분(버스 15분, 도보 10분)정도 거리이기 때문에 널널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1300-1440) 히아가리 노유(日明の湯)에서 목욕+간식타임: 일본 목욕탕의 좋은 점은 목욕탕 안에 식당이 있다는 점이다. 입욕료(현재 850엔)을 내고 목욕을 즐긴 후에, 개운하게 나와서 식당에서 간단하고 저렴하게 먹고 마실 수 있다. 특히, 수분이 쫙 빠진 상태에서 마시는 생맥주 한잔은 아주 중독성이 뛰어나다... 나중에는 맥주를 맛있게 들이키기 위해서 목욕탕을 방문하는 불상사?도 일어날 수 있다.  목욕탕 위치는 아래에. 
 

 
 
(1520) 고쿠라역으로 복귀: 살짝 알딸딸한 상태에서 이제 가보고싶었던 오뎅야(お多幸 小倉)로 이동했다. 타베로그 평점이 좋은 것도 있고. 사진으로 보기에 검은 국물이 인상적이였기 때문에 방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위치는 아래에.
 

 

죽순 두부 곤약 스지 그리고 무기소츄(보리소주) 온더락

 
(1550) 고쿠라역으로 이동 후 쇼핑: 이제 쇼핑시간이다. 고쿠라역 지하 1층 MaxValu(마트 체인)에서 일용할 양식을 마구마구 구매한다. 많이 사고싶다면 근처 이와타야 백화점에서 구매해서 면세혜택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1620) 키타큐슈공항행 버스탑승: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6시 30분에 출발하는 인천행 진에어(LJ264)탑승을 위해 키타큐슈공항행 버스에 탑승했다.
 

가파른 산이 많은 북큐슈 지형은 부산과 유사하다.
다리를 건너면 키타큐슈공항이 있는 섬으로 이동한다.

 
(1700) 공항 도착: 공항에 도착하자 마자 빠르게 수속(수화물 위탁 포함)을 마치고 공항을 한바퀴 구경한다. 작은 식당가?를 구경한 후에 전망대로 이동한다. 
키타큐슈공항은 전망대는 족욕탕이 유명하다. 비행기 편수가 많지 않아서 족욕탕이 일찍 닫는 경우가 많은데.. 공항에서 시간이 남는다면 꼭 방문해서 마지막 힐링을 즐겼으면 좋겠다. 가격은 100엔인데.. 국제선 티켓을 보여주면 무료. 타올도 100엔에 구매 가능, 타올을 지참해서 다니거나 휴지로 발을 말려도 괜찮다.
 

족욕과 이착륙뷰가 동시에 가능하다는 것 자체가... 키타큐슈 공항에 온다면 여길 꼭 방문하도록 하자

 
17시 30분 쯤, 진에어 인천 출발편(LJ263)이 착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키타큐슈공항 출국장안에는 아주 작은 매점 하나 밖에 없기 때문에.. 꼭 여기서 시간을 보내다가 비행기 도착 확인하고 나서 들어가는 것을 추천한다(늦었다고 보안검색 문닫고 그런거 없다, 지방공항이 편리한 이유..)

착륙 후 게이트 주기까지 3분..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검정색 스타플라이어 항공

 
(1750) 출국: 오전에 방문했던 도착층 편의점에서 간단하게 먹을거리(중국냉면 도시락)를 사서 탑승했다. 액체 반입이 어렵기 때문에 음료는 출국장 매점에서 구매했다. 
 
(1830) 비행기 탑승&이륙: 비행기 문이 닫히고 안전수칙을 들은 후 거의 바로 이륙한다. 이륙 후 15분이면 이미 대마도를 지나갈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비행기 출발하자마자 바로 이륙. 저 멀리 보이는 유큐하시시

 

소스를 뿌려 먹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

(2000) 인천공항 도착
(2140) 버스 탑승
(2230) 집 복귀



글을 쓰면서 왜 당시 키타큐슈가 매력적인 당일치기 장소였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저날 이후에도 키타큐슈 당일치기를 두번정도 더 했다. 한번은 키타큐슈 바로앞 간몬해협(큐슈와 혼슈를 구분하는 바다)을 건너 시모노세키(고쿠라에서 전철로 1정거장, 6분이면 도착하는)와 다시 간몬해협을 배(15분)로 건너 모지코에 다녀왔었고, 한번은 코로나노유(대형 목욕탕, 이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운영 중)안에 찜질방에서 시원하게 땀을 흘린 적도 있다. 특히, 돌아오는 편 티켓 가격이 상당히 저렴(세금, 유류할증료 제외하고 천원대)했던 장소였고, 후쿠오카 in 키타큐슈 out 스케줄이 후쿠오카 왕복보다 저렴하던 시절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방문을 고려할 만한 목적지였다. 일본 소도시의 경우, 하루 1데일리 왕복 스케줄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티켓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은데, 키타큐슈는 가까운 후쿠오카 노선이 있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편수도 많고 가격도 저렴했다. 또한, 공항 자체가 작으니 수속시간이 거의 무의미할정도여서 여행 동선을 짤때고려할만한 변수가 적은 공항이라고 할 수 있다. 
 
진에어에서는 일단 다음주부터는 하루 한편, 7월부터 하루 두번의 왕복편을 복항시킨다고 했지만, 예약 상황을 봐서 하루 왕복 한편으로 조정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당일치기는 어렵더라도, 위에서 이야기한 키타큐슈 공항의 장점(티켓 가격, 무료 버스, 족욕탕)을 충분히 활용해서 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시모노세키 가라토 시장에서 먹은 우니마구로동과 복어 된장국(총 1300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