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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인천 삿포로 피치항공 당일치기 후기

호따왕 2023. 4. 2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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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블로그를 코로나시절에 쓰려고 만들어놓은건데.. 게으름이 심해서 코로나가 끝난 지금시점에서야 이 글을 올린다. 개인적인 기록의 목적도 있고..
혹시나 읽는 분들 중 여기서 팁이라던지.. 이런 것도 가능하구나 하는 용기?를 얻어갈 수 있다면 좋겠다. 만약 나중에도 비슷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또 해보고싶긴하다. 제일 큰 장벽은 비행기 스케줄이겠지만...
 


2019년말 한창 일본행 비행기가 저렴하던 시절... 타이밍을 잘 못 만난 불운의 노선이 있었다. 다름아닌 피치항공의 올빼미 인천 삿포로 노선이였다. MM701편은 삿포로에서 밤 10시에 출발하고 인천에 다음날 새벽 1시에 도착, 복편인 MM702편은 인천에서 새벽 2시 40분에 출발하여 삿포로에 새벽 5시 30분에 도착하는 스케줄인데, 이 스케줄을 활용한다면 토요일 새벽 2시 40분 비행기를 타고 5시 30분에 삿포로에 도착하여 같은날 밤 10시(실체류 시간 15시간 정도)까지 놀다올 수 있는 극악의 시간 활용이 가능했다. 비행기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해진 것을 감안하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한 스케줄이였다. 중요한 것은 호텔비 없이 북해도의 낮과 밤을 하루 즐길 수 있는 것..
 
금요일 퇴근 후, 당시에는 흔하던 공항버스를 잡아타고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막차를 타고 밤늦게 도착하니 공항이 조용했다. 당시 24시간 운영하는 스카이허브라운지 입장하여 시간을 좀 보냈는데, 꿀잠을 위해 가방에 담아온 담요와 베개가 아주 큰 도움이 되었다.(꿀팁 하나 추가) 
 
(02:30) 탑승직전 게이트에 도착하니 손님들이 다들 피곤해보였다. 빨리 탑승하여 일단 잠들었고.. 새벽 5시까지는 화장실 다녀온 것 이외에 잠잔 기억밖에없었고(안대와 귀마개는 필수) 빈자리가 많아서 누워서 갈 수 있었다. 하필 그날은 삿포로에서 남자 아이돌 콘서트가 있었는지.. 팬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05:00) 슬슬 착륙이 가까워지자 기내방송이 나왔고. 밖에는 이런 전경이 펼쳐졌다.

ㅇ와 새벽 북해도가 이렇게 멋있다니... 다시 이런 심야 도깨비 노선이 생길 수 있을까...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5시 30분이였는데, 입국수속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삿포로 시내로 향하는 첫 기차 출발시간이 오전 8시인 관계로, 2시간 정도 시간을 때워야했다. 
 
(06:00) 그래서 가장 먼저 가보고싶었던 공항 내 온천으로 향했다. 
 
팁: 신치토세공항 국내선 터미널 4층에 위치한 온천은 9시-10시 사이 브레이크 타임을 제외하고 23시간 운영하며, 노천탕 및 수면실도 갖추고 있어서 상쾌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코로나가 끝난 지금 시기에도 해당 스케줄은 동일하다.

국내선 터미널에서 보는 광경

 
(08:00) 당시 첫차 스케줄이 기억나지 않지만, 삿포로 역에는 8시쯤 도착했다. 아마 역산하면 7시 10분정도 탑승한 것 같다.
첫끼는 삿포로역사 안에 위치한 Arinko 오니기리집(현재 폐업 상태, 다른 지점은 영업 중)이였다. 타베로그 평점이 좋아서 방문한 것도 있는데.. 쌀쌀한 날 마시는 찐한 돈지루가 인상적이였다.
 

9월말인데 날이 추웠다. 북해도라서 역시...

 
(09:00) 아침식사를 가볍게?하고나서 홋카이도신궁으로 이동했다.
가을 미세먼지에 익숙해진 내가 제일 먼저 향하고 싶은 장소였다.   
가는 길에 가장 가까운 역 근처 리타루 커피(Ritaru Coffee)에서 라떼를 한잔 사마셨다.

삿포로맥주 북해도 Only 에디션

(10:30) 북해도 오면 안마셔볼 수 없는... 그 맥주를 열심히 들이켰다. 
 
 
(11:50) 공원을 산책한 후에는 스프카레집으로 홋카이도대학교 근처 ピカンティ(Picante)라는 스프카레집을 방문했다.
타베로그 평점이 높았고, 맥주가 다른집보다 맛있어보였다. 위치는 아래에
 
팁: 식당을 선택할때도 구글맵 사진을 관찰하다 보면, 가게에서 어떤 생맥주를 취급(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하는지 확인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대부분의 가게에서는 한가지 일본산 생맥주만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 꼭 마셔보고 싶은 생맥주(이번 여행에서는 삿포로 북해도 에디션)가 있다면, 식당 또는 술집을 선택할 때 꼭 미리 확인해보도록 하자. 북해도라고 해서 모든 식당이 삿포로맥주를 취급하는 것은 아니다!!
 

 
 
 

생맥으로 한잔더~
작은생맥 한잔더~

 
스프카레는 막상 처음 먹어보는데.. 걸쭉함 느끼함 매콤함을 한번에 모두 느낄 수 있는 맛이였다. 양고기도 퍽퍽하지 않고 맛있었다. 
 

Boys, be ambitious.

식사후 홋카이도 대학을 좀 산책했는데.. 홋카이도대학은 Boys be ambitious라는 말로 유명한 윌리엄 스미스 클라크가 1800년대 후반 홋카이도에 서양식 농업을 전수했던 곳이기도 하다. 여행다니면서 크게 관심가질만한 내용은 아니지만.. 여기 이 학교의 역사가 생각보다 길다는 걸 느꼈다..
 

삿포로역

(13:00-15:00) 점심이후에는 삿포로역으로 이동, 스스키노까지 걸어보았다.

오도리공원
스스키노

(15:20) 스스키노까지 이동하는데, 햇빛이 너무 강해서 그런지 땀을 좀 많이 흘렸다. 그래서 목욕탕을 한번 더 가서 개운하게 씻고 나오기로했다. 
호텔? 사우나처럼 고급스러운 목욕탕을 이용했는데 주소는 아래에..
 

 
따뜻한 물에 몸을 지지고 나니 졸음이 밀려왔다. 잠깐 낮잠을 잔 후에 다시 나왔다.
목욕탕 자체는 만족스러웠는데, 온탕이 살짝 뜨거웠다.
팁: 대도시의 경우, 목욕탕 온탕의 온도가 38도정도로 높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외 지역에서는 옛날 스타일인지 탕 온도를 40-41도 또는 이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주의해서 들어가자.
 
(16:30) 나와서 뭔가 좀 더 먹으려고 했는데, 스프카레가 양이 많았는지 배가 고프지않았다.
스스키노 근처를 계속 구경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빠칭코장 문을 열었을 때 밖에서 보이지않던 북적거림?
 
(17:30) 트램을 타고 오도리공원으로 이동했다.
이 때는 일본에서 럭비 월드컵을 개최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일본 경기날이라 거리응원이 진행되고있었다.
마치 2002 월드컵때를 연상시키는 광경이였다.
 
 

해질무렵 다시 보는 니카..

 


9월말.. 아침 저녁으로는 0-5도까지 떨어지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반팔 유니폼을 입고 열심히 응원을 하고있었다. 

 
(17:50) 삿포로시계탑 건물을 다시 구경하고 드디어 기다리던 저녁을 먹기위해 이동했다. 
저녁 장소는 여기
 

 
 

여기로 말할 것 같으면.. 아마 혼자가 아니였으면 예약을 해야 올 수 있는 그런 곳이였다. 가격대는 그렇게 저렴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먹은 양에 비하면.. 가성비가 좋다고 할수있다.
 

왼쪽부터 해삼 초절임, 우니(앞에는 오토시), 사시미 모리야와세
추가로 시킨 보탄에비구이

(19:00) 식사를 마무리하고 삿포로역내 다이마루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사케, 맥주 등 구입 후에 면세까지 받고 신치토세공항행 기차에 탑승했다. 
팁: 맥주, 사케 등등 많이 살거면 백화점 식품관을 활용하자(택스프리 혜택도 좋지만 백화점 직원들이 택스프리 처리하는 동안 뽁뽁이로 포장을 열심히해준다)
 
(20:40) 신치토세 공항 복귀 후 체크인
팁: 도쿄, 오사카 이외의 대부분 지방공항은 국제선 수속이 빠른 편이고, 일찍 가도 수속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체크인 마감시간 30-40분전 도착해도 충분하다(사실 체크인 마감시간에도 수속줄에만 서있으면 알아서 챙겨주니까 걱정하지말자). 출국장 역시 일찍들어가도 할게 없으니 미리 들어가려고 너무 용쓰지말자(물론 탑승시간 20-30분 전에는 출국장에 입장하도록하자)

비행기로 이동중..

(21:45) 비행기 탑승. 이렇게 하루가 마무리되어간다.
 
 
이후 익일 새벽 1시경 도착해서, 심야버스 타기엔 너무 힘들어서 집까지 택시를 타고갔다(5만원 정도 들었다.)
 
 
 


시간순으로 기억나는데로 적어보았는데.. 3년 반 가까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그날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오전에 마신 삿포로 맥주, 오도리공원의 상큼한 공기, 저녁에 먹은 싱싱한 우니와 츄하이..는 아직도 가끔씩 생각이난다. 
 
만약 피치항공이나 다른 항공사가 비슷한 노선을 운영한다면.. 한번쯤 또 가보고싶지만.. 비행기값이 그때처럼 저렴하지는 않을 것 같다.
 
사실 이 글을 이제야 쓰게된 계기는... 이번달 삿포로 6시간 당일치기(신치토세공항에서만 체류)를 계획하면서 예전 기억을 되돌릴 필요가 있어서였다.. 이번 6시간 당일치기도 가성비측면에서 아주 성공적이였다.
 
그날의 이야기도 가능하다면 빨리 작성해보도록 하겠다....